아라비카 커피를 대표하는 나라가 뭐냐고 묻는다면 아마 에티오피아를 많이 말할 거다. 에티오피아가 아라비카 종의 기원지 이기 때문이기 때문. 하지만 우리가 고품질의 커피를 매일 아침 한잔씩 저렴하게 마실 수 있는 것은 단연코 브라질 덕분이다.
스페셜티 커피 영역에서 게이샤나 옥션랏만 마시는 사람들은 브라질 커피하면 블랜드에나 사용하는 적당히 좋은 블랜드용 커피라고 생각할텐데, 싱글로 많이 사용하지 않는 나로써도 어느정도는 동의한다.
근데 지금과 같은 꽃향기, 과일향 터져나오는 커피의 역사는 기껏해야 15년이다. 그 전까지 사실 커피는 다 거기서 거기였다. 그러다 무산소 발효로 발효가 향미에 미치는 영향을 발견했고, 게이샤를 비롯해 소규모 랏이 늘어나면서 지금 처럼 다양해졌다.
따라서 고품질은 보통 밸런스가 잘 잡히고 과한 쓴맛이 없는 아라비카를 의미할 수도 있다. 놀랍게도 브라질은 그 많은 생산량을 기록하고 대량 생산을 하면서 품질이 그다지 나쁘지 않다. 고소하고, 밸런스도 좋다. 중배전도 나쁘지 않고 미듐-다크는 아마 모든 업체가 사용할듯.
아라비카 종의 에티오피아 라면 브라질은 현대 아라비카의 기원지이다. 1930년대 브라질의 품종 개량이 없었다면 아마 지금과 같은 가격으로 이 수준의 커피를 마시진 못했을 거다.
간만에 시간을 내서 논문 한편 봤다. 로스팅 프로그램 준비해야하지만, 오늘만 보고 내일부터 다시 작업해도 괜찮을 것 같아서. 그리고 대충 뼈대는 잡았으니 이제 금방 할 것 같다.
이번 논문은 관개(인위적으로 수분을 공급하는 것)패턴에 따라 커피나무의 개화 동기화가 어떻게 바뀌는지에 대한 내용이다. 커피나무의 열매가 동시에 개화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기계수확을 하는 브라질도 그렇고 핸드픽을 하는 중-남미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기계수확으로 열매를 다 수확하면 다시 소팅작업을 거친다. 잘 익은 체리만 선별하고 덜익은 애들을 걸러내야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든 가지에 커피열매가 동시에 익었다면 훨씬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있다.
반면 어떤열매는 익었고 어떤 열매는 아직 초록색이라면 어떨까. 이 상태로 수확을 하자니 버려지는게 너무 많다. 그렇다고 초록색이 다 익을때 까지 기다리기엔 기존에 익은 열매들이 과성숙이 되거나 곰팡이가 필 수 있다.
핸드픽도 마찬가지다. 넓은 농장을 노동자들 한번에 투입해서 핸드피킹 하는게 낫다. 근데 1/3만 익었다면 어떨까 ? 나머지 2/3이 다 익을때 까지 기다렸다 반복 수확을 해야 한다.
사실 이건 그냥 노동력 낭비라고 본다. 그래서 개화의 동기화가 중요하다. 보통 건기와 우기가 뚜렷한 재배지에선 건기에 꽃 눈이 발달하고 성숙한다.
완전히 피기전 꽃봉오리까지 발달한 후 그대로 멈춰있다가 ‘비’ 라는 신호가 오면 꽃을 핀다. 그 신호 전까진 휴면 상태로 있다. 따라서 저 마다의 발달 상태에 있는 꽃 눈 들도 신호 전까지는 꾸준히 발달하고, 다 발달한 애들은 휴면 상태에서 신호를 기다린다.
커피의 개화는 수분 부족 상태에서 수분 공급을 통해 일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품종과 나무 자체의 상태, 온도, 빛 같은 요인들도 영향을 준다고 한다
Synchronizing coffee blossoming and fruit ripening in irrigated crops of the Brazilian Cerrado Mineiro Region
그래서 저자들은 총 6개의 다른 관개상태(T1~T7)로 커피나무들의 개화와 열매 성숙도를 평가했다.
T1 : 계속 관개상태
T2 : 6/9~9/7까지 수분공급X 90일
T3 : 6/23~8/25까지 수분공급X 63일
T4 : 6/23~9/7까지 수분공급X 76
T5 : 7/7~8/25까지 수분공급X 49
T6 : 7/7~9/7까지 수분공급X 62
T7 : 7/21~9/7까지 수분공급 X 48
브라질 세하도 지역 온도와 강우기록
A레드카투아이, B버본
처리와 기간에 따른 잎 수분포텐셜의 변화(더 음수일수록 물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
AB : 8/17,CD : 9/14, EF : 9/28, GH : 10/19일에 각각 측정.
왼쪽은 카투아이 오른쪽라인은 버본이다. 다른 일자에 커피나무들의 개화 상태를 비교했다. 검정색은 꽃 눈 상태, 밝은 회색은 개화 상태, 회색은 개화 후 가장 초기 열매단계다.
핀헤드상태
8/17일 모든 처리에서 거의 다 검정색이다. 즉 아직 개화하지 않은상태
9/14 버본(오른쪽라인)은 여전히 꽃봉오리 단계에 머문다. 반면 카투아이는 개화를 시작했다.
잘 보면 계속 물을 주는 T1은 대부분이 꽃봉오리단계다. T2와T4는 개화상태가 제법 많다.
9/28일 T1여전히 꽃봉오리 단계가 많다. 두 품종모두. 근데 특히 버번은 여전히 개화를 늦게하고있다. 반면 카투아이의 경우, 일찍개화를 시작한 T2와T4는 핀헤드단계로 접어들었다
10/19일이 되면 카투아이의 T2와 T4는 대다수가 핀헤드 단계.
여기서 눈여겨 봐야할 점은, 물을 계속 준다는 것은 동기화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색의 막대가 높아야 동기화가 잘 되었다고 볼 수 있는데 T2와 T4가 비교적 그렇다.
그럼 수확 시점에서 열매들의 발달 단계는 어떨까 ?
A카투아이 B버번
수확은 다음해 6월에 진행됐다. 검정색 막대는 안 익은거 수확 시점을 보면 물을 계속 주었던
T1을 제외하고는 비슷 비슷한 열매 발달률을 보인다.
1. 따라서 물을 계속 주는 것은 브라질 기계수확에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커피나무의 생리를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2. 품종마다 영향이 개화 단계에서 수분 처리에 대한 반응이 조금 다르다.
따라서 여러 품종을 재배한다는 것은 재배자가 매우 훌륭하거나,
아님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는 것.
다른결과도 있지만 내가 눈여겨 본것은 이 내용이기에 오늘은 여기까지.